안녕 ! 나 기분 좋은 일 있어서 자랑부터 냅다 해볼까 해. 사실 이미 만나는 지인들마다 붙들고 이야기해서 민망하지만. 레이지 카우 소사이어티 인스타그램에 눕방일기 번외편 콘텐츠 첫 화가 업로드 되었어! 뉴스레터에서 여러번 말했던 자이언티 헌정글인데, 무려 자이언티가 좋아요를 눌러줬지 뭐야..!🙊 침대에 누워있다가 보고 심장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어. 내 평생 성덕은 못될 줄 알았는데 이 정도면 성공이지? 사실 글 쓰고 ‘또 시간만 들이고 헛수고 했나봐’ 속상해있었는데 이 날을 위해 레카소를 시작한 기분이야🤣 이번 주는 이걸로 버텨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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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81
최근 <파묘>로 오컬트 영화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같아. 오랜 구독자들이라면 나의 오컬트 사랑을 알거야. 마이너한 장르라 소개는 자주 안하려고 자중하는 편인데 오늘은 분위기에 힘입어 [아카이브 81]을 가져왔어. <컨저링><인시디어스><쏘우> 시리즈로 유명한 제임스 완 감독과 [기묘한 이야기]에 감독으로 참여한(S2 E7) 리베카 토마스가 제작한 오컬트 드라마야. 오컬트 영화의 바이블과도 같은 로만 폴라스키 감독의 <악마의 씨>와 현재와 연결된 이세계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기묘한 이야기], 형식적 측면에서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떠오르기도 해. 과거에 촬영된 비디오 테이프를 보며 드러나는 심령의 존재를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오가며 흥미롭게 풀어냈어. 귀신이 갑자기 나타나는 호러는 아니고 심리 스릴러 정도의 무서움이라 나는 집에서 혼자 불끄고 보기에도 적당했어.
📺볼 수 있는 곳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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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스러운 25년 전 비디오 영상
손상된 필름 복원가인 댄(마무두 아티)에게 어느 날 LMG라는 거대 기업 총수인 대븐포트(마틴 도노반)가 90년대 화재로 일부 주민이 실종된 ‘비저 아파트’에서 촬영된 비디오 테이프들을 복원해달라는 일을 의뢰해. 10만 달러(한화 약 1억 3천)라는 돈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영상의 내용은 기밀에 부쳐야하며 복원하는 동안 비디오가 보관된 어느 산 속 저택, 인터넷도, 휴대폰도 되지 않는 고립된 공간에서 홀로 지내야 한다는 점이 의문스러워. 대븐포트는 댄의 과거를 알고 있어. 댄 역시 어린 시절 화재로 집과 가족을 잃었다는 사실을 말이지. 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과의 거래를 박차고 나온 댄은 결국 위험해보이는 이 일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어. 대븐포트가 미리 맡겼던 영상에서 캠코더의 주인인 멜로디(디나 사하비)가 어린시절 댄이 키우던 개와 함께 찍은 사진이 발견됐거든. 자신이 개와 산책을 나간 날, 알 수 없는 이유로 아버지가 집에 화재를 일으켜 모든 가족이 사망한 그 사건의 정체를 마침내 알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댄은 테이프 복원을 하기로 결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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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을 품은 아파트의 정체
[아카이브 81]은 영상을 복원하는 고립된 댄의 시점과 댄이 복원한 영상 속 멜로디의 시점, 25년 차의 현재와 과거를 가로지르며 댄의 집, 비저 아파트 두 번의 화재의 원인에 조금씩 다가가는데 예상대로 각각의 화재는 서로 다른 사건이 아닌 이어진 하나의 사건임이 밝혀지게 돼. 영상을 촬영한 멜로디는 학교 과제로 비저 아파트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중이야. 그런데 주민들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어딘가 의뭉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아. 이 핵심엔 누군가는 섹스 클럽이라 하고, 누군가는 컬트 클럽이라 하지만, 이 클럽의 일원은 ‘비저 역사 모임’이라 말하는 비저 아파트 주민들의 어느 커뮤니티가 있어. 멜로디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했지만 흔쾌하지 않은 마음과 달리 다큐멘터리 촬영의 숨은 목적을 위해 아파트의 오랜 역사를 알고 있을 법한 사람이라면 꺼림칙한 마음을 누르고 찾아가고 있는 참이야. (서양 호러 특. 가지 말라는 곳에서 hello를 외친다…) 한편 미궁에 빠지는 건 댄도 마찬가지야.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느껴지는 인기척, 자신의 행동을 읽는 듯한 대븐포트, 무엇보다 복원이 진행될 수록 꿈에서 대화를 나누는 멜로디와의 시간이 점점 길고 구체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야. 심지어 꿈 속에서 나눈 멜로디와의 대화가 겹쳐지는 비디오, 오래된 비디오에서 언뜻 비치는 기묘한 형체, 멜로디와 아버지와의 관계,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착각인지 마치 환각에 빠진 듯한 이야기들이 교차하며 비저 아파트의 비밀스러운 복잡한 과거가 현재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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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단점 여럿과 확실한 장점 하나
[아카이브 81]이 결점없는 걸작은 아니야. 솔직히 후반부로 갈 수록 커져가는 흠과(마지막 두 편🤐) 두 주연 배우의 연기력, 회수되지 않는 떡밥 등 장점보다 단점을 더 빠른 속도로 읊을 수 있을 정도야. 심지어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시즌2 제작이 취소되어 속 시원한 문제해결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겠지. 하지만 나는 평소에도 무난한 평범함보단 두드러지는 단점만큼 두드러지는 장점이 있는 뾰족함을 좋아하는 편이라는 걸 밝혀둘게. [아카이브 81]도 이러한 관점에서 장단이 무척 뚜렷해서 장점을 더 크게 받아들일 사람이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추천해볼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했어. <악마의 씨>와 <유전>이 오컬트 명작으로 회자되는 건 오컬트물에서 다루는 악마나 심령같은 미지의 존재만큼이나 인간의 광기를 강렬하게 묘사했기 때문일거야. [아카이브 81]이 전개될 수록 도망치고 싶은 존재는 멜로디가 비저 아파트에서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도록 만드는 주민들의 커뮤니티거든. 이러한 구조는 <유전> 아리 에스터 감독이 <미드소마>에서 보여준 장기이기도 하지. 그리고 극도로 기술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 심령은 존재하기 어려운 존재가 되어가고 있는 와중(그 유명한 궤도의 지평좌표계), 필름, 비디오테이프, CCTV 등 시대별 카메라를 매개로 미스터리를 소환하여 장르를 설득시키는 방식 자체만으로 흥미로웠어. 특히 초중반까진 걸작이라고 생각이 들만큼 재미있어. 혼자 보기에 꽤 으스스했기도 하고 말이야. 다만 호러 장르물에서 빈번하게 보이는 영화적 허용들-현실적인 인과 오류들이 장르적 특성으로 쉽게 넘어가는 문제는 늘 아쉬워. <파묘>도 재밌었지만 완성도 면에서 ‘장르물이니까’라는 조건을 붙이게 되더라고. 그래서 완벽하게 짜여진 웰메이드 호러에 대한 갈증은 쉽게 풀리지 않아. 재미있는 호러를 발견하면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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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포인트01
신기하게도 이 드라마 원작은 동명의 팟캐스트야. 팟캐스트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선 보통 논픽션을 떠올리게 되는데 페이크 다큐멘터리(found footage) 장르로 만들어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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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포인트02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치명적인 단점이 바로 시즌2 제작 무산이야. 악명 높은 제작 무산에 여러번 당했어. [어둠 속의 미사][아이 엠 낫 오케이] 등 너무 궁금해서 마지막까지 달렸더니 갑자기 다음을 기약하는 것도 당황스러운데 그 뒤가 없다는 건 정말 너무하지 않아? 시즌2를 염두에 두고 만들더라도 시즌1에서 정확한 완결은 내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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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답장왔어요📮
From.익명
<본즈 앤 올>은 식인 소재라 꺼림찍한 마음이 들어 보지 않았던 영화인데, 소개를 받으니 궁금해지네요! 결말이 티모시가 없어지는 것이라면 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ㅋㅋㅋㅋ 티모시의 어떤 영화를 소개할까 궁금했는데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레이지 카우의 답장
<듄: 파트2>를 보며 <본즈 앤 올>을 고르기 참 잘 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고 난 후 후기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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