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이 보내준 표지사진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은 아무리 알고 봐도 몸에 전율이 흘러. 회사원들은 매일 비슷하고 더 이상 큰 변화가 없는 삶을 자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평범함의 고귀함을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었을까 싶거든. 변화를 맞이하기 전의 우리도, 그리고 해보지 않았던 일에 과감히 발을 내딛는 우리도 모두 괜찮다고 긍정해주는 보기 드문 따뜻한 영화야. 또 한편으론 디지털 시대에 쓸모없는 것처럼 흘러가버린 아날로그 시대에 대한 헌사 같기도 해. 어찌보면 월터의 모험도 터무니없는 행동처럼 보일 수 있거든. 그 모험이 직장을 지켜주는 것도 아니고, 돈을 당장 벌게 해준 것도 아니야.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와는 맞지 않는 기행일 수도 있지. 그런 점에서 빠르지 않고, 효율적이지 않고, 사람의 손길을 더 필요로 하는 아날로그적 방식과 맞닿아 있다고 느껴졌어. 하지만 그 시간이 선물한 가치는 영화를 본 모두가 느꼈을거야.
월터의 모험은 마치 모든 직장인들의 판타지물 같아. 다들 더 이상 뭔가를 새로 시도하기엔 늦었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을 거야. 하지만 가만히 상상만 하고 있을 땐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일단 해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야. 아직 우리에게 기회가 있다는 희망을 주기에 새해를 시작하는 지금 딱 보기 좋아. 무엇보다 요새 동기부여 영상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영화 한편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영화에 등장하는 ‘라이프’지의 모토를 곱씹어보면서 말이야.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사실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를 준비할 때 사업자 이름을 레이지 카우 소사이어티가 아닌 월터미티 프로젝트로 정하려고 생각했었어. 무엇이 될지 모르겠지만 흥미를 느끼는 모든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포부가 있었거든😝 비슷한 이름의 홍보사가 있어 그만두었다는 tmi를 알려주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