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개봉 후 입소문만으로 약 35만명을 모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드디어 웨이브에 올라왔어. 극장에서 놓친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OTT 업데이트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새해 선물 같아! 긴 러닝타임과 화려한 영상 때문에 집보단 극장에서 보는게 더 어울리는 작품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여의치 않은 사람들도 있을 테니 집에서라도 꼭 보았으면 해. 그리고 제발 이 영화만큼은 핸드폰으로 보지 않는다고 약속해줘..!
이 영화는 ‘양자경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극 중 미국 이민자로서 세탁소를 운영하며 하루하루 마음의 여유 없이 살아가는 에블린을 연기하는 배우 양자경의 힘이 대단한 작품이야. 에블린이 세무신고와 함께 남편의 이혼요구, 딸과의 갈등으로 머리가 아픈 와중에 다른 멀티버스의 남편이 나타나서는 당신이 이 모든 멀티버스의 세상을 구원할 유일한 사람이라고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해와. 멀티버스를 파괴하기 위해 자신을 공격해오는 의문의 사람들을 막기 위해 에블린은 멀티버스 안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에블린의 신체능력들을 흡수하기 시작해. 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이 세계의 에블린이 멀티버스 안에서 가장 볼품없는 버전이었다는 거야. 곧 에블린은 자신의 크고 작은 선택으로 놓쳐버렸던 멋진 삶의 가능성을 바라보며 현재의 자신에 회의감을 느끼고, 모든 유니버스의 삶을 경험한 후에는 극단적인 허무를 경험해. 선도 악도 무의미한 경지인 셈이지. 그럼에도 그녀가 이 불만족스러운 세계를 떠날 수 없게 하는 건 바로 가족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