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최근 엄청난 기세로 관객들을 모으고 있는데, 다들 봤는지 궁금해. 영화는 정말 여러모로 벅찬 경험이었어. 관람 후 자동으로 박수가 쳐지더라고. 이번 극장판은 만화에서 상대적으로 개인 이야기가 적었던 송태섭이 주인공이야. 의아해하는 관객들도 많았지만, 원작자인 이노우에 다카히코는 영화화 전부터 [슬램덩크]에 대한 이야기를 추가로 한다면 송태섭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해. 사실 지난 11월부터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개봉을 앞두고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 [슬램덩크]를 보고 있었어. 만화책을 본지 워낙 오래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더라고. 혹시 디테일들을 놓칠까봐 예습을 해가야겠다는 생각이었지. 그런데 내가 봐야했던 건 애니메이션 [슬램덩크]가 아니라 만화책 [슬램덩크]가 완결된 후 나왔던 외전 [피어스]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어.
영화는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오지 않았던 하이라이트 산왕전에 새로운 이야기인 송태섭의 과거사를 함께 그리고 있어. 여기에서 송태섭이 오키나와 출신이라는 게 밝혀지는데 그래서 지역의 특성을 살려 키가 작은 캐릭터가 되었다고 해. 만화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미 이러한 캐릭터 구상이 자세하게 되어있었다는 걸 아니 더 뽕이 차오르지 않아? 이 외에도 영화화를 위해 뒤늦게 개발된 요소들이라고 생각했던 송태섭에 관한 정보들이 이미 [피어스]에서 묘사되고 있어. 송태섭의 비밀장소인 동굴은 물론이고 형과 관련된 에피소드도 똑같이 나와. [피어스]는 영챔프에 연재된 후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적이 없어서 팬들 중에도 이 만화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해. [피어스]는 송태섭과 이한나의 짧았던 어린시절 인연을 담은 단편이야. [슬램덩크]가 성공한 로컬라이징의 대표 사례로 꼽힐 정도니, [피어스]를 보았던 사람들도 미야기 료타, 아야코라는 이름이 송태섭과 이한나인지 매칭을 하기 힘들었던 것 같아. 이후 송태섭과 이한나의 이야기라는 것에 의견이 분분했는데 극장판의 등장으로 기정 사실화 되었다고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