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중파 방송사가 OTT에 제작사로서 참여하는 경우가 늘었어. [피지컬:100]도 MBC의 다큐멘터리 PD가 제작한 작품이여서 화제를 모았지. MBC 박성제 사장은 “MBC는 지상파 채널을 소유한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라고 명명하기도 했어. 플랫폼 사업자가 아니라 콘텐츠 사업자로서의 비전을 제시한 셈이야. 오늘 소개해줄 두 작품도 각각 MBC, SBS에서 제작한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넷플릭스), [국가수사본부](웨이브)야. 두 작품 모두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한 다큐멘터리라는 점이 흥미로워. 그리고 OTT가 중심이 된 콘텐츠 플랫폼 시장 안에서 전통적인 방송 채널은 어떻게 변화할지, 이들의 파격적인 선택은 침체한 방송 시장에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서 더 주목하게 된 작품이야.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JMS, 오대양, 아가동산, 만민중앙교회 네 가지의 사이비 종교에 관한 다큐멘터리야. 이 종교의 시작은 대부분 80~90년대라 어떤 사건인지 들어본 사람들도 꽤 있을거야. 방송사에서 대부분 심층 보도했었는데 왜 지금 다시 이 다큐멘터리를 봐야하는가 묻는다면 놀랍게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야. 그리고 실제 그 종교에 몸 담았던 탈퇴자들, 직접 피해자들이 등장하고 인터뷰를 통해 스토리텔링을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타 프로그램들과 확실한 차별점이 있어. 당사자가 전하는 말의 힘은 대단하더라고. 생각 이상으로 구체적인 범행이 묘사되고 재연되어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은 있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니만큼 특히 JMS 에피소드는(1화~3화) 선정적인 부분들이 있는데 PD는 실제 수위의 10분의 1만 담았다고 밝혔어. 각오하고 보는게 좋을거야.
이 네 가지 사이비 종교 모두 소름끼치게 같은 방식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더라고. 그 과정에서 교주 스스로 메시아를 자처하고, 성과 노동력 착취가 이루어지고, 합숙을 통해 외부와 단절시켜. 탈퇴자를 납치, 감금, 폭행하는 일도 물론 비일비재했고 말이야. 이게 과연 지금 시대에 존재할 수 있는 범죄인가? 싶겠지만, 놀랍게도 JMS와 만민중앙교회는 해외 지사까지 뻗어가있다는 게 믿기지 않아. 난 그동안 사이비에 빠져드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여겨왔었는데,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 어떻게 사람의 약한 마음을 파고들어 자유의지를 빼앗는지 알 수 있어. 물론 보통 사람들의 눈으로 볼 땐 저런 허술한 말과 행동을 어떻게 믿게 되는지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가스라이팅, 그루밍 범죄가 얼마나 무서운지 경각심을 갖게 됐던 것 같아. 더 충격적인 건 JMS의 정명석이 거듭된 성범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피해자는 속출하고 있고, 오대양의 시작인 구원파도 없어지지 않았고, 아가동산의 신나라레코드는 아이돌 음반 판매로 성행중이며, 만민중앙교회의 이재록 역시 성범죄로 구속되었지만 대를 이어 교회는 운영중이야. 해결되지 않은 뿌리 깊은 문제를 직면해야한다는 차원에서 이 작품이 더 화제가 되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