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에서 토와코의 어린시절 그녀의 엄마가 질문해. “토와코는 혼자서도 씩씩하고 싶어? 아니면 누가 아껴주길 바라?”, 토와코는 “혼자서도 씩씩하지만 누군가 아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해. 그 대사가 큰 사건 없이 흘러가지만 어쩐지 모두를 응원하게 되는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라고 생각했어. 현재 모두 싱글로 살아가고 있는 3명의 전 남편들에게도 3명의 새로운 인연들이 찾아오고, 토와코 역시 4번째 결혼을 고민하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게 되거든.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사랑이란 종류의 관계를 통해 자신에 대해 바라보고 성장하는 과정을 겪어. 더 넓게는 연애 뿐 아니라 가족, 친구로 나아가는 사랑까지 포함해서 말이야. 그래서 그 관계가 좌절되거나 상실된 이후의 일상에 대해서도 꽤 중요하게 다루는 편이야. 그 과정에서 다양한 결의 관계들을 어떠한 이름으로 명명하지 않는 점이 사려깊다고 생각했어.
특히 세 번이나 헤어지고도 여전히 누군가를 새로 만나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토와코와 쓸쓸한 순간이 있기도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하는 삶보단 혼자를 택했다고 말하는 절친 카고메, 두 사람은 사랑을 대하는 상반된 두 태도를 보여줘. 이 드라마가 좋았던 점은 어느 쪽으로도 답을 내리지 않기 때문이야. 다만 어떤 종류의 삶을 선택하든 외로움을 느끼는 것을 긍정하고, 그럼에도 주변 사람들이 보내준 사랑 속에서 살고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것만은 확실하게 토와코가 만나는 여러 사람의 입을 빌려 말해. 내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진 사람일지 의심하게 되는 순간 떠올리게 될 말들이야.
유쾌한 분위기로 흘러가지만 드라마가 전하는 메세지는 마냥 가볍지 않아. 때론 우스꽝스러운 순간들 마저도 그 안엔 미묘한 슬픔이 배어있어. 대단히 큰 일도 없지만 동시에 모든 일이 사건인 것이 우리 삶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순간들을 모두 지나쳐 살아가는 어른들이 어떻게 견디는지, 혹은 어떻게 견뎌야하는지 보여주는 것 같아.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주변 사람들의 사랑을 믿는거야. 이것도 거창해 보여? 그럼 그저 좋아하는 사람들을 집에 초대해 거실에 둘러모여 전골을 끓여먹는 걸로도 충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