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냈어? 네가 그동안 눕방일기를 조금이라도 기다렸으면 좋았겠다는 바람이야😆 사실 레이지 카우는 이름과 달리 현생이 바빠서 방학 다운 방학을 보낸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냥 찾아오기 그래서 소소한 특집을 준비해봤어. 여름 하면 호러 아니겠어? 슬래셔, 좀비, 오컬트, 스릴러 등등 다양한 장르가 있지만 난 오컬트를 제일 좋아해. 귀신이랑 무당 나오면 일단 심장부터 뛰는 나같은 사람있어? 최근엔 당연히 [악귀]도 무척 재미있게 보는 중이야. 더운 주말 집에서 에어컨 켜고 침대에 누워 이불 덮은 채 서늘하게 [악귀] 보면 이게 여름의 맛이지 싶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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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웰메이드 공포영화는 많지 않아. 장르영화 특성상 타겟도 마이너하고 시장이 좁으니 주로 아이디어 중심의 저예산 영화일 때가 많아. 그러다보니 상업 투자를 받은 작품은 거의 드물지. 그 중에서도 오컬트물은 절대적 수가 적으니 완성도 높은 작품은 정말 귀한 편이야. 그래서 이번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검증된 오컬트물을 엄선해왔어. 바로 영화 <오큘러스>, <제인 도>, 드라마 [손 the guest], [주온: 저주의 집] 네 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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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 #오큘러스
이전 뉴스레터에서 찬양 글을 쓴 적 있는 [힐 하우스의 유령] 마이클 플래너건 감독의 초기작이야. 보통 서양에서 귀신 들린 물건이란 인형인 경우가 많잖아. 거울은 귀신을 비추거나 내쫓는 역할을 하곤 하는데, 이 영화에선 거울에 깃든 악령이 공포의 주체가 된다는 점에서 신선해. 어린시절 충격적인 사건으로 부모를 잃은 남매는 분명 거울의 조종으로 일어난 일이라 생각하고, 거울의 초자연적 현상을 입증 한 뒤 부수기 위해 계획을 세워. 중후반부 카메라는 바로 그 계획이 실행되는 과정, 오로지 집 안에서 남매와 거울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들을 쫓는데, 귀신이 등장하지 않고 남매의 기억과 환각을 통해서만 공포를 전이시키는 연출력이 훌륭해. 캐릭터의 가족사 내 트라우마를 기반으로 심리적인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이 마이클 플래너건 감독의 장기이거든. 면면히 따져보면 대단히 무서운 장면은 없는 것 같지만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몰라 숨죽이고 보게 되는 게 특징이야. 2014년 개봉이라 거의 10년이 되어가지만 공포영화에 기대하는 것들을 그대로 충족시켜주는 클래식한 영화야. 15세 관람가이니 초심자에게 적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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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 #제인도
‘제인 도(Jane Doe)’는 신원 미상의 여성을 일컫는 말이라고 해. 사건은 부자가 함께 운영하는 부검실에 신원 미상 여성의 시체가 도착하며 시작해. 집 밖에서 침입한 흔적은 없지만 집 안에 있는 모두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4구 중 유일하게 깨끗한 상태로 발견된 한 여성의 시체가 부검실로 온거야. 부검을 차례차례 진행해가면서 외상은 없이 내부에만 특이한 형태의 상처와 문자가 남아있는 걸 발견하고, 그에 따라 부검실에 점점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며 두 사람의 목숨이 위협받게 돼. 부검을 멈추기엔 늦었고, 탈출하기엔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이 가로막는 상황에서 소름끼치는 점은 이 여성의 시체가 단 한번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거야. 여성의 정체를 알아가는 과정의 세련된 긴장감이 매력적인 작품이지만 후반부 다소 공포영화로서의 클리셰들이 아쉽다는 평이 많아. 마녀사냥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해서 신선한 공포를 느끼고 싶다면 추천할게. 별 세개 반을 주고 싶었는데 별 반개 이모티콘이 없더라고. 이해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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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포인트
극 중 시체는 밀랍이 아니라 실제 배우가 연기했어. 올웬 캐서린 켈리라는 모델 출신 배우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으로 가장 잘 알려진 듯 해. 매 순간 생명이 없는 상태를 어떻게 이렇게 유지할 수 있지? 너무 신기해. 누워만 있는데도 아름답다는 리뷰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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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 #손theguest
[손 더 게스트]는 워낙 유명해서 쓸까말까 하다가 [악귀]를 보는 요즘 생각나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 같아 추천해. 손님을 뜻하는 ‘손’은 이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큰 귀신 ‘박일도’를 일컫는 말이야. 손에 빙의된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을 살해하고 자신의 눈 한쪽을 찌르곤 해. 몇십년에 걸쳐 사라지지 않는 이 존재를 쫓아 퇴마하고자 하는 이들의 이야기야. [악귀]와 비슷한 점이라면 귀신은 사람의 가장 약한 마음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거야. 그리고 귀신이 씌인 사연을 통해 간접적으로 사회에서 벌어지는 부조리한 사건들을 보여주곤 해.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손 더 게스트]는 구마사제가 등장해서 퇴마 의식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편이야. <검은 사제들>을 재밌게 봤다면 좋아할 것 같아. 그리고 OCN 제작 드라마여서 지상파보다 수위가 훨씬 높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어. 잔인한 장면도 꽤 많아서 사람에 따라서는 난이도 별 다섯개일 수도! 하지만 그만큼 국내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장르적 묘사가 가득해서 웬만한 공포물은 시들해진 사람들도 열광할 수 있지 않을까? 한가지 흠은 성당 다녀본 사람은 견딜 수 없는 고증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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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 #주온:저주의집
<주온>은 본 장면보다 눈을 가린 장면이 더 많았던 단연코 내가 본 가장 무서운 공포영화야. 커서 다시 보니 그정돈 아니었는데, 그래도 공포영화의 원형 같은 존재랄까? 그런 작품의 드라마판이라니 이건 안 볼 수 없지! 비디오판보다 10년 앞선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가 배경이야. 원작과의 연결고리는 저주받은 집, 그리고 어떠한 규칙도 없이 저주와 스친 모두가 죽는다는 법칙 뿐이야. [주온: 저주의 집]은 '그 집'을 스친 사람들의 사연을 추리극처럼 따라가는 형식을 띄는데 원작과 달리 귀신의 비중은 크지 않지만, 인간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얼마나 더 끔찍한지 역설하는 이야기야. 극 중 당시 일본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들이 자주 노출되는 것도 같은 목적인듯 해. 토시오 없는 <주온>이 무섭냐고? 그럼에도 저주를 피할 수 있는 방법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는 특유의 무자비한 세계관은 역시나 독보적인 불쾌감과 음산함을 내뿜어내. 지나치게 잔혹하고 가학적인 범죄 묘사가 불편한 순간이 있는데 90년대 일본 사회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라 판단이 모호하긴 해. 하지만 대부분 심장이 아플 정도의 긴장감이 압살하는 작품이야.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거라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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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포인트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미야케 쇼 감독 연출작이야. 볼 때 전혀 몰랐고, 뉴스레터를 쓰느라 검색하고야 알게 된 사실인데 사뭇 다른 장르라 깜짝 놀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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