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짜고짜)나 이번 주 무릎 수술해..😇양성 종양이라 문제는 안된대서 그냥 살다가 요새 자꾸 아파서 떼기로 했어. 지난 주의 수영 샤라웃이 민망하게 오늘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수영을 못하게 되어 슬퍼. 부정적 상상력은 타고난 듯 한데 멈추지 않는 생각을 운동 대신 어떻게 조절하면 좋을까? 괴로워하는 나에게 친구가 카카오 웹툰 [버니 로즈]를 보라고 추천해줬어.(언제 유료될지 모르니 얼른 봐!) 웹툰 볼 시간 없다고 했더니 그럼 제발 자기전 딱 1회만 보라는거야. 이렇게까지 간곡하게 추천하는 친구가 아니라 1회만 보고 자려고 켰다가 멈출 수 없어서 오늘 마감 못할 뻔했어😝 보는 동안 현실의 고민은 생각도 안나더라고. 좋은 처방 고맙다 친구야. 현실 회피가 문제 해결에 대체로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현실 직시만 하고 있는 사람에겐 좋은 처방일 때도 있어. 불필요한 걱정의 시간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채우면 되니까! 그래서 사람은 영화와 책과 음악과 미술을 사랑하나봐. 눕방일기가 소개하는 어떤 작품들이 에게 위로가 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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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수 8호
2년 전부터 친구가 꼭 봐달라고 몇 번이나 읍소한 만화책이 있었는데 한 귀로 흘렸던 [괴수 8호]가 이번에 애니화가 되었더라고.(이제야 봐서 미안하고 선구안에 리스펙을 보냅니다) 플롯은 단순해. 도시 곳곳에 출몰하는 의문의 괴수를 섬멸하기 위한 일본 방위대원 히어로물이야. 괴수의 사체처리 업체에서 일하는 32살 카프카의 오랜 꿈은 방위대원이었어. 계속된 낙방으로 현실에 안주한 카프카는 방위대원에 신청 가능한 마지막 나이가 되자 후회 없는 도전을 각오해. 그런 카프카의 입 속으로 작은 괴수 한 마리가 들어가 버리는데…? 일본 본토 출신 캐릭터의 이름으로 카프카는 이질적이라 생각했는데 첫 화에서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었어. ‘내가 바퀴벌레가 된다면?’을 부모님께 카톡으로 묻고 반응을 공유하는 귀여운 챌린지가 있었잖아. ‘외형이, 심지어 종이 바뀌면 그건 여전히 나일까’ 생각하게 되는 실존주의 소설 [변신]의 질문이 가볍게 변형된 캐릭터로서 카프카가 인간의 심장 대신 괴수의 핵을 지닌 신체가 된 후, 인간임을 증명하고 방위대원으로 인정받는 과정이 [괴수 8호]의 핵심이야. 안타깝게도 원작과 애니 모두 완결은 아니야. 2화까지 공개한 애니메이션은 매주 일요일마다, 국내 단행본 기준 11권까지 발행한 만화는 e북으로 최신 회차가 실시간 연재중이야. e북은 1~10권 세트 결제 시 알라딘이 가장 저렴하니 참고해. 이후 회차는 네이버 시리즈에서 봤어.
📺볼 수 있는 곳 : 넷플릭스, 왓챠, 티빙, 웨이브, 라프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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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만화 흥행공식은 괴수물?
[괴수 8호]를 보면서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 내 주요 장르로 자리잡은 일본 만화 원작 애니메이션 중 대중적 인기를 얻은 주요 작품들, [진격의 거인]과 [귀멸의 칼날]을 시작으로 [주술회전], [체인소 맨]에 이르기까지 메가 히트작들은 왜 모두 괴수물일까 궁금했어. 웹소설 원작의 ‘회빙환’(회귀, 빙의, 환생)이 현재 우리나라 웹툰 트렌드가 되었듯 말이야. [괴수 8호]를 비롯 언급한 애니는 모두 도심 한가운데에서 불규칙적으로 등장하는 괴수와 이에 대적하는 전문 단체와의 긴 전쟁이라는 세계관이 공통 플롯이야. 특히 주인공의 몸에 괴수가 들어선다는 컨셉은 직접적으로 [주술회전], [체인소 맨]과 동일하지. 시대마다 히어로의 경향성은 분명히 존재해. ‘원나블’([원피스], [나루토], [블리치])로 대표되는 2000년대 소년만화에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동료들과 모험을 떠났던 예전 히어로들이 겪는 위기엔 실존적 질문이 상대적으로 드물었어. <인사이드 아웃>의 '조이' 마냥 한 가지 감정만 있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단편적인 히어로들은 이제 자주 죽음을 경험하며 생명의 가벼움에 허무를 느끼기도 하는, ‘나’를 지운 세계의 영웅보단 여전히 ‘나’의 정체성이 우선되는 한 개인으로 존재해. 그런 점에서 [귀멸의 칼날]은 비교적 예전 소년만화에 가까워 보여. 반면 결말 호불호가 강한 [진격의 거인]은 탈 히어로(?)라 할만큼 극단적 허무주의를 보여줬어. 2011년 연재를 시작한 [진격의 거인]은 2010년대 후반부터 대중화 된 지금의 괴수물 장르가 구축되기까지 과도기를 이은 작품같아. 2020년대 나머지 세 작품은 [체인소 맨]>[주술회전]>[괴수 8호] 순으로 어두운 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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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일본이 바라는 히어로
2020년대의 소년 만화는 왜 우울을 짊어지고 있을까? 10대에 '원나블'을 보던 30대의 삶은 더이상 해적왕을 향해서라면 9번 쓰러져도 10번 일어나는 '루피'의 이상에 공감할 수 없어서이지 않을까. 차라리 상실과 결핍을 이해하는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에서 자신의 어둠을 비춰보게 됐지.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영화에서는 통제할 수 없는 국가 재난에 대한 트라우마를 자주 목격할 수 있어. 개인화된 사회 위로 언제든 공격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쌓여 허무주의와 구원을 동시에 바라는 마음을 낳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봤어. 일본 괴수물의 원조인 <고지라>(1954)가 거듭된 수폭실험으로 나타난 괴물임을 떠올리면 비슷한 공포가 시대에 맞게 재해석되고 있는 것처럼 보여. 현실을 그대로만 담았다면 대중 장르가 될 수 없었을 거야. 우리나라 ‘회빙환’의 인기엔 현실의 고단함을 가상의 이야기에서조차 겪고 싶지 않은 피로감이 한 몫했다고 생각해. 과거의 능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미래의 불확실함도 존재하지 않는 먼치킨물이기 때문에 주인공은 언제나 이길 것이니까. 현재 일본 괴수물은 현실 속 불안감이 선악이 모호한 주인공에 투영된 것 같아. ‘선’ 혹은 ‘약자’의 편인 인간의 자아 안에 ‘악’ 혹은 ‘강자’인 괴수의 자아가 공존하며 기존의 규칙을 벗어난 영웅상이 된거야. 괴수를 물리치기 위한 전문 단체 내의 기성세대는 선악이 모호한 주인공을 ‘악’으로 단순 규정하여 배척하려 하고, 새로운 방식에 열려있는 젊은 세대는 이에 대립하곤 해.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최강의 악을 다스려야하는 미션이 주인공에게 부여된 위기인 셈인데, 절체절명의 순간 악의 힘을 빌려 악을 이기는 장면들이 모순된 재미야. 한번 뒤튼 먼치킨이랄까. 획일화에서 벗어난 개인화 시대의 히어로물이면서도 일본 애니메이션 속의 사회는 여전히 군부대처럼 조직된 국가 방위대가 구원자로 등장하는 점도 흥미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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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히어로물
비슷한 괴수물이 이렇게나 많은데 [괴수 8호]를 봐야할 이유가 궁금할거야. 다른 작품에서 느꼈던 음침함(?)이 덜해서 보기 편했어. 일본 만화에서 여성을 다루는 방식을 늘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편인데(재미를 떠나 [귀멸의 칼날]과 [체인소 맨]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 [괴수 8호]는 만화책 기준으로 이런 묘사가 담백해. 이후의 장점은 누군가에게 단점일 수도 있어. 카프카만의 원맨 플레이가 아니라 동료 방위대원들의 성장이 골고루 쌓여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어. 목숨이 오가는 현장이기에 다른 사람에게 민폐가 될까봐 탁월한 성장을 해야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방위대원들이 힘들 땐 동료를 믿고 기대도 된다는 유대관계를 쌓아가는 방식으로 성장하거든. 인류 말살 목적의 인간형 존재가 괴수를 부리는 배경은 다른 만화와도 동일한데 우두머리가 완전히 괴수의 형태를 띄고 있는 건 신선했어. 같은 이유로 혹평하는 사람들도 꽤 있어. 카프카의 몸에 들어선 괴수와 인류를 공격하는 괴수의 정체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아서 핵심 서사를 풀지 않고 주변 인물의 과정만 보여주는 전개가 지루하대. 난 유머와 사족이 빠지고 전투 장면 중심의 빠른 전개가 맘에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21년 이후의 연재분을 한 번에 정주행해서 그럴 수도 있어. 몇 년간 연재를 지켜본 독자 입장에선 답답할 수 있겠어. 비교적 이전의 소년만화다운 주인공의 단편성과 최근 유행하는 장르적 재미가 결합한 쉽게 보기 좋은 만화야. 난 일본 만화&애니메이션은 대중적인 작품들 중심으로 챙겨보는 가벼운 독자라 심도 깊은 시장 분석과 비교가 어려워서 혹시 잘못된 정보가 있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줘.(그래서 이번주만 관람포인트 쉴게😭) 전문가가 많은 장르라 이번 뉴스레터는 사실 조금 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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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김만두
[RE: 눕방일기 75화]삼체…1화보고 잠시 쉬고있지만 꼭 다시 도전하겠어요 영화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ㅎㅎㅎ
#추천작 #슈거
요즘 애플티비에서 하는 [슈거]라는 드라마에 푹 빠져있어요. 30분 내외로 짧기도 하고, 5060년대 헐리웃 영화를 느낄 수가 있어 흥미롭게 보고있습니다. 2024년에 사설탐정이라.. 어찌보면 진부한 소재일지도 모르지만 풀어나가는 방식이 꽤 고전미가 있달까요… 한번 찍먹해보는거 추천드립니다~!! 추신. 아직 4화까지 나왔답니다.
📝레이지 카우의 답장
[슈거]는 콜린 퍼렐 주연이라 궁금했던 작품이에요! 찾아보니 [브레이킹 베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프로듀서들이 참여했네요. 저는 찍먹파라 [슈거] 바로 찍먹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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